2000년 5월 5일 금요일
4일차까지 와서 무엇보다도 내게 달라진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의 목 상태이다. 이전에는 목이 칼칼하고 입안과 목이 말랐으며, 갈증을 느꼈다. 그래서 일어나서 물부터 마시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물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도 부담도 없었고, 이전보다는 깨운한 기운이 들었다. 가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줄었으며, 이전보다 요구르트, 음료수 마시는 횟수도 줄어 카페인까지 줄일 수 있었다.
오늘도 니코덤을 반만 붙였다. 그리고 금단현상을 아예 없애기 위해 오전내에 붙였다.
회사일로 오후에 출근했다. 그런데,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이전에는 휴일에 출근하면 사무실 내에서 실컷 담배를 피울 수 있었는데, 그 습관이 나를 유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니코덤은 분명 그 자리에 붙여져 있는데도 흡연욕구는 한없이 일어났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강도가 심해져서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담배를 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났던 것이다.
당황스러웠다. 그토록 강했던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고, 옛날에 피웠던 그 담배의 맛이 상기되기도 했다. 어제부터 나타났어야할 증세가 오늘 찾아든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했으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기를 몇 시간이 지났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그 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나는 안심을 할 수 있었으며, 나도 모르게 담배를 피는 그런 불상사가 없었음을 감사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담배 생각이 싹 가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득, 내 자신이 비참했다. 마약을 애타게 달라며 온 몸을 바들바들 떠는 그런 영화의 장면도 생각났으며, 무엇인가에 의지를 하여야 하는 자신이 싫었다.
자신과의 싸움은 많다. 운동, 일의 성취, 극기훈련. 그러나 그에 버금가는 것이 금연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가장 힘든 것은 내 자신을 담배와 멀리하고 니코틴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며, 금단현상을 안정화시키는 설득을 해야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