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 11일 목요일
휴일에 푹 쉬는 것보다 좋은 금연은 없다고 하니, 푹 자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와이프가 게을러진다는 이유로 12시에는 꼭 깨운다. 오늘도 12시쯤 일어나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이전에는 휴일에 푹 자고 나면 머리가 아팠는데, 이제는 머리가 아픈 일이 없다. 이것도 금연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통이 없어졌다는 기쁨은 앓아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이제 10일차인데 체중이 약 1 kg 늘었다. 그 이유로는 단 것을 많이 먹었다는 것과 과자나 사탕을 많이 먹었다는 것, 그리고 군것질이 늘었다는 것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우선, 단 것을 많이 먹은 이유는 흡연욕구를 줄이는데는 단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론은 아닌데, 내 경험상 단 것이 먹고 싶었다는데에 기인한다. 그래서 과자와 사탕, 쵸코렛 등이 많이 먹혔다. 그리고, 금연 이후 달라진 것은 자꾸 먹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먹지도 않던 아몬드, 육포, 멸치, 하드 아이스크림, 쵸코렛 등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마구 먹어댔다. 그래서 오후에는 금단증상을 보이자 니코덤을 바로 붙였는데, 1/4 토막이 아닌 1/2 토막을 붙여 평소보다는 많은 양의 니코틴을 공급했다.
흡연욕구는 줄었지만, 한 대라도 피고자 하는 마음은 꿀떡 같았었는데, 무사히 넘겼다.
어쨌든 10일차도 무사히 넘기게 되었다.
이전에 최고 2주를 금연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끊을 확실한 생각도 없이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오늘 서점에서 담배에 관한 책은 본 글귀중에 한 번 금연은 영원한 금연이라는 말을 보았다.
금연의 의지는 굳어야 하고 한 번 결심한 이상 확실히 끊어 보라는 글이다.
오늘 서점에서 금연에 대한 책을 다시 찾아봤는데, 나와 있는 책이 겨우 3권이었다. 얼마전 내가 구입한 술,담배,스트레스 그 위험한 비밀이라는 책과 요즘 인기 있는 최면술가가 쓴 최면 금연법, 그리고 오늘 처음 본 담배혁명이다. 금연에 대한 책이 너무나 부족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담배를 끊기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안타까움이었다.
내가 책을 써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