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17일 토요일

어느덧 50일차에 가까워지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니코덤을 2단계 제품을 붙여야하는 6주차이다. 상태가 너무 좋아서 1단계는커녕 아무 것도 붙이지도 않고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새벽에 담배에 대한 꿈을 꾸었다. 담배를 피는 꿈을 꾸었는데, 담배의 맛은 역시 옛날 그대로였다.
그러나 내가 이상하게 느낀 것은, 담배를 피면서 역시 맛있구나하는 만족감보다는 한달 넘게 금연을 지켰는데 내가 여기서 무너지다니하는 비통한 슬픔으로 담배를 피웠다는 것이다.
그 비참함과 비통함은 마치 내가 만약이라도 유혹에 못이겨 담배를 피웠을 때 느끼는 그런 슬픔마냥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진 그런 패배감이었다.
그 패배감은 일찍이 내가 경험하지 못한 큰 충격이었다.
잠에서 깨었을 때는 꿈이었구나, 행복하구나하는 생각보다는 정말 나는 담배를 다시는 피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를 더욱 견고히 하게 되었다.
그렇쟎아도 최근 담배의 유혹을 느끼고 있는 찰라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어떻게 하면 건강 걱정 안하고 저렇게 편안하게 피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다. 담배를 피운다는 것 자체보다는 가족과 건강 등을 걱정하지 않는 달인의 마음, 여유있는 마음이 부러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