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인장 김강포입니다.
닉네임을 ppoya라고 했네요.

저는 지금 이 글을 쓰기 전에 무척 고민했습니다.
제목을 "간만에 흔적 남기다"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지금처럼 경어를 쓰야할지..
내 홈페이지에 내가 글 남기는데 경어를 쓰야하는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보는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글을 쓰기 전에 예전 글을 들추어 보았습니다.
김용철님, 조남희님, 차영욱님, 이경미님, 이희만 님.... 그외 모든 금연동지들의 글을 간만에 보았습니다.
그분들의 글 하나 하나가 너무나 가슴 벅차오르더군요.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가슴뭉클한 글들이었습니다.

매주 금연 여부를 체크하며 출석부 챙기고, 금연증서 만들고 했던 기억들...
그렇게 하면서 제 스스로도 금연해야 된다고 외쳤던 굳은 의지..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면서 또한 위로 받아야 했던 금연동지들...
지금은 모두 어떻게 지내시는지, 아직도 금연을 하시는지 걱정만이 앞섭니다.

2000년 5월 2일부터 금연하였으니, 벌써 7년하고도 절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담배를 피운 기간이 10년인데, 아직도 피운만큼도 금연 못했네요.

금연.... 담배....
이런 단어들이 이제는 좀 생소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담배 생각이 난다면 많은 분들이 믿으실지요...
그렇습니다. 아직 담배 생각이 나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기침 한 번 안하고 피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금연은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고 하는군요.

금연이 나에게 뭘 주었는가 생각합니다.
건강...? 글쎄요...
담배를 피울 때도 큰 병은 없었고, 또한 제가 지금도 아픈 곳 없이 지내고 있다보니 금연이 나에게 준 것이 건강이었을까라는 의문도 듭니다.
돈...? 담배값을 아껴 용돈을 모아 큰 재산이 되었는가..? 그것도 아니네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때 내가 그렇게 금연을 갈구하였는지 좀 우습네요..
반짝반짝 별이 빛나던 겨울 어느 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 한 잔에 담배 한 모금 후~~ 하면서 세상 모든 시름을 담배연기에 날려 어두운 밤하늘로 보냈던 그 추억만이 남았습니다. 그 환상만이 남았습니다.

죽음의 담배는 그렇게 제 가슴에 첫사랑의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추억을 가슴 속에 묻으려고 합니다.
그것뿐입니다.

보고 싶지만 아니 만났어야 한다고 후회했던 수필가 피천득의 인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