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례입니다.
아마 복많이 받으실것입니다.


“10년 넘게 아낀 담뱃값과 소주값을 모았더니 3000만원이 넘더군요. 쓸 때는 푼돈이라 생각했는데, 티끌 모아 태산이 된 셈이죠.”

기업은행 통진지점(경기도 김포) 배동철(裵東哲·54) 지점장은 지난 86년 2월 담배를 끊은 이후 담뱃값을 매일 통장에 입금하고 있다.

금연(禁煙) 통장이라고 이름붙인 이 통장에는 86년 2월 22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000원씩이 입금돼 있다. 금연 전 그의 흡연량은 하루 담배 두 갑이었는데, 당시 그가 피우던 거북선 담배 가격이 500원이었기 때문이다. 공휴일로 은행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의 담뱃값은 어김없이 다음날 입금시켰다.

매일 담뱃값을 통장에 입금하다보니 그의 금연통장은 이월에 이월을 거듭해 현재 26개로 늘어났고, 500원으로 출발했던 통장잔액은 13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금까지 입금한 원금 620만원(365일×17년×1000원)이 2배로 불어난 것이다.

배 지점장의 금연은 우연한 계기로 비롯됐다. 86년 2월 기업은행 영등포지점에 대리로 근무하던 시절, 영칠회(영등포지점 대리 7인의 모임) 총무가 각자 부인 명의로 500원씩 입금된 자유저축예금 통장을 건네주며 금연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만일 금연에 실패하면 그때까지 입금한 돈은 모두 부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조건이 달려있었다. 왕골초였던 배 지점장은 처음엔 금연제안을 거부했으나, “다른 회원은 모두 동의했다”는 강압에 밀려 억지로 금연대열에 동참했다. 배 지점장은 “지금까지 7명 중 4명은 중도 탈락했는데, 통장을 부인에게 넘겨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금연으로 자신감을 얻은 배 지점장은 94년 “기왕이면 술도 줄여보자”며 절주(節酒) 통장을 만들었다. 주량(酒量)이 소주 4~5병인 배 지점장은 1주일에 소주 2병을 덜 마신다는 계획을 세우고, 94년 6월 말부터 매주 1만원씩 입금하기 시작했다. 절주통장은 이자율이 높고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개인연금신탁으로 개설했다. 개인연금신탁은 수시 입금이 가능한데다 금리가 10%를 넘는 고수익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올해로 9년째인 ‘절주 통장’의 현재 잔액은 2000만원으로 불어났다.

배 지점장은 “3년여 남은 정년까지 금연통장과 절주통장 입금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래 통장을 만든 목적이 건강 때문이었던 만큼 이자율 몇 % 때문에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나지홍기자 willy@chosun.com )